흙은 식물에게 영양분과 수분을 공급하는 밥과 같은 존재입니다. 좋은 흙을 준비하는 것은 내 식물이 풍성하게 자라나도록 기본을 쌓아주는 일입니다. 식물들은 아롱이다롱이 모두 생육 조건이 다릅니다. 식물마다 선호하는 토양의 종류도 다르지요. 그런데, 조건에 맞는 흙을 모두 구매하려다 보면 비용이 너무 듭니다. 화분이 많아질수록, 또는 앞마당 정원이 넓어질수록 더욱 부담이 커지게 됩니다. 흙을 잘 정돈하여 새로운 분갈이 흙으로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는데요. 흙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가정에서 흙을 살균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제대로 관리 되지 않는 흙
흙에는 식물이 필요한 여러 가지 영양분이 있지만 그 안에는 여러 가지 미생물이 살아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식물에 도움을 주는 것도 있지만, 식물에게 해가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화원에서 판매하는 흙은 충분히 발효된 퇴비를 사용하고 뜨거운 증기를 통해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을 살균시킨 뒤 판매합니다. 하지만, 가정에서는 건강한 흙을 준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덜 발효된 퇴비를 사용하여 유해한 미생물과 병원균을 흙 속에 퍼트려 오염시킬 수도 있고, 또 기존에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또는 곰팡이로 죽은 식물이 자랐던 흙을 그대로 방치하여 흙 안에 세균과 곰팡이 포자 등이 남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흙 속에는 곤충의 알이나 작은 애벌레가 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살균을 통해 제거 되지 않는다면 계속 흙속에서 생장 주기에 따라 생명을 이어 가겠죠. 이 생장 주기를 깨뜨리기 위해 흙을 며칠 동안 냉동고에 얼려두면 곤충 알 등이 어느 정도 제거되기 때문에 냉동 법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화초의 뿌리에는 독성이 있는 경우가 있는데요. 분갈이를 하면서 흙속에 기존 화초의 잔뿌리 들이 섞여 있는 것을 폐기하거나 제대로 처리하지 않고 그냥 재활용할 경우, 흙 속에 있던 독성 있는 뿌리들이 새로 심은 화초의 뿌리에 영향을 주고, 이로 인해 새로 심은 식물의 생육이 저하되거나 심할 경우 고사에 이르게 됩니다.
독성 있는 뿌리가 아니더라도 잡초 씨앗등이 흙 속에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날이 풀리면 어느새 흙에서 잡초가 자라고 있는 것을 보게 되는 이유는 흙 속에 숨어서 휴면하던 씨앗들이 발아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버려야 하는 흙
분갈이를 하기 위해서는 늘 건강한 흙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병든 식물에 사용된 흙이나 과습으로 곰팡이가 피었던 흙은 과감하게 버려주세요. 흙에 대해 무관심하고 새 흙을 장만할 때 인색하게 굴다 보면 아까운 화초와 허브, 채소들이 제대로 꽃과 열매를 내지 못하고 죽을 수 있습니다. 흙을 버리고 싶지 않으시다면, 맨 아래 흙을 살균하여 사용하는 방법을 참고해 주세요.
과습을 초래하는 진흙성분이 많은 흙도 선별하여 사용합니다. 이러한 흙은 모래와 배수를 좋게 하는 첨가물들을 섞어 배수를 좋게 해야 하는데 초보자의 경우는 흙의 배합에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 재사용하고자 한다면 주의해서 준비합니다.
내 화초에 맞춤인 흙은?
파종을 해서 발아를 시킬 경우는 영양분이 많은 상토를 사용하여 뿌리가 내릴 때까지 충분한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야 합니다. 또한 영양분을 많이 필요로 하는 채소들은 상토에 파종해야 잘 성장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화초는 일단 뿌리가 잘 내려지면 일반 화분으로 이식해야 하고. 이 때는 뿌리가 썩지 않도록 뿌리 아래쪽으로는 배수가 잘 되는 흙을 조성해 줘야 합니다. 이러한 것을 고려하여 화분 갈이용 흙을 다시 준비해서 이식해 줍니다.
또한, 화초마다 생육을 위한 흙의 산도와 필요 성분이 따로 있습니다. 산성 흙에서 자라는 화초를 알칼리 흙에 심으면 안 되겠지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흙의 상태가 산성인지 알칼리인지 확인을 하고 흙을 준비해야 합니다. 먼저 화초가 잘 생육하는 토양 산도를 확인하세요. 대표적으로 블루베리 같은 경우는 산성 토양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토양이 산성이 유지되도록 늘 신경 써야 합니다.
토양의 산도를 측정하는 방법은 여러가지 산도 측정기를 사용하여 측정합니다. 리트머스 용지를 사용할 수도 있고, 시중에 판매하는 토양 산도 측정기를 사용하여 측정할 수도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는 판매 기종에 따라 가격의 차이가 크고 성능이 다를 수 있으니, 구매를 하고자 할 때는 리뷰를 잘 확인하고 구매하도록 합니다.
화초들은 질소 비료, 칼리 비료, 인산 비료 등등 여러 가지 영양소들을 보충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비숫한 영양 성분을 필요로 하는 화초들은 같은 흙을 사용할 수 있겠지만, 서로 필요한 성분이 다른 화초들끼리는 흙을 같이 사용하면 안 되겠지요. 각각 필요한 비료 종류에 따라 화분들에 분류표시를 해 두었다가 액비 등을 공급할 때 같이 공급해 줍니다.
가정에서 흙 살균하기
흙 속에 있는 각종 세균과 바이러스, 곰팡이 포자, 그리고 잡초 씨앗까지 제거하기 위해서는 흙을 살균하여 사용합니다. 가정에서도 흙을 살균하는 방법이 있는데요. 물론 새 흙을 사서 쓰는 것보다 번거롭긴 하지만, 약간의 귀찮음을 극복한다면 화초들에게 큰 도움이 되겠죠?
1. 증기로 소독하기
집에서도 증기로 소독하는 방법은 찜기를 이용하는 것입니다. 찜기에 습기가 통과하는 종이 호일을 깔고 흙을 10cm 정도의 높이로 부어준 후 알루미늄 포일을 덮어 30분 정도 가열하여 충분히 뜨거운 증기를 쬐어줍니다. 증기를 쏘인 후에는 포일을 덮은 채로 식힌 후 사용합니다. (만약 퇴비가 섞인 흙을 밀봉하여 가열할 경우 질소 가스 등이 팽창 압축되었다가 폭발 할 수도 있으니 주의하세요.)
2. 전자레인지로 소독하기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전자레인지 용기에 흙을 10cm 정도 깔아주고 촉촉하게 물로 적셔줍니다. 랩 등으로 덮어줍니다. 증기가 나갈 수 있도록 한 쪽은 살짝 열어 두세요. (포일은 사용하면 스파크가 튀면서 불이 날 수 있으니 사용하지 마세요) 600~700 와트 정도에서 1분 30초~2분가량 레인지를 돌려줍니다. 전자레인지에서 꺼낸 후, 증기 때문에 열어 둔 부분을 다시 밀봉하거나 구멍 난 곳은 테이프로 밀봉하고 식혀 줍니다.
1kg의 흙을 살균하고자 할 때 최소 1분 30초는 가열해야 합니다. 전자레인지의 경우 용기의 사용이 좀 더 자유로운 장점이 있습니다. 전자렌지 사용이 가능한 비닐봉지에 흙을 담고 한쪽만 증기 배출을 위해 열어둔 후 밀봉합니다. 전체적으로 수분이 가열되게 하려면 흙을 평평하게 만들어 줍니다. 봉지채 렌지에서 1분 30초 정도 가열시키고 봉투를 끝까지 밀봉한 후 식힙니다.
3. 오븐에서 소독하기
용량이 큰 오븐에서 흙을 소독하고 싶을 수도 있으실 텐데요. 오븐 용기에 흙을 10cm 정도 높이로 담으시고 포일로 덮어 줍니다. 예열은 180으로 하시고 오븐에서 30분 정도 흙을 굽습니다. 포일이 덮인 채로 그대로 식혀 줍니다. 단, 180도가 넘을 경우 흙의 성분에 따라 독성 성분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오븐 온도계를 사용하여 온도 체크를 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4. 끓는 물 붓기
끓는 물을 사용하여 소독하는 것도 많이 사용되는 방법입니다. 끓는 물을 부어도 되는 넓직한 용기에 흙을 담고, 끓는 물을 부은 후 나무 주걱 등으로 휘저어 섞어줍니다. 뜨거운 물의 스팀이 흙에 골고루 닿도록 물을 부어준 후 포일로 덮고 흙을 눌러주어 증기로 인한 소독이 계속 진행되도록 합니다. 그대로 식힙니다.
소독된 흙은 건강한 베이스가 되어 새로운 유기물과 비료등으로 다시 영양 풍부한 흙으로 태어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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